남이 쓴 좋은 글2010. 5. 13. 18:48


조금 전인 오후 1시반 경, 집행부가 총사퇴한 상태의 MBC에서는 파업을 계속 할 것인지 잠정 중단할 것인지를 놓고 총회 찬반투표가 있었다. 결과 비대위가 며칠전 결정한 대로  파업을 잠정 중단 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제 내일 오전 9시에 조합원들은 전원 업무로 복귀한다.
 
이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이후의 상황들을 통해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지난 며칠간 엠비씨 노조는 대단한 혼란속에 있었다. 비대위의 파업 잠정 중단 결정, 거기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 2박 3일에 걸친 회의, 집행부 총사퇴, 그리고 오늘의 총회 투표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이 모습들을 그리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진통을 겪긴 했지만 총회 투표라는 전대미문의 방식으로 파업 문제를 결정지었고, 집행부 총 사퇴의 가운데서도 나름 질서있는 방식으로 의연하게 대처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신속히 새로운 집행부를 결성하고 이어 상황에 맞는 새로운 투쟁 방향을 잡아갈 걸로 보인다.
 
실패한 파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우원이 바라보는 시각은 좀 다르다. 일단은, 반어적이긴 하지만 파업과 위원장의 12일에 걸친 단식투쟁에도 눈하나 깜짝 하지 않는 김재철과 정부측의 입장을 확인했다는 점은 나름의 수확이다. 이런 상대에게는 파업이나 단식 같은 방법은 스스로만 상해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이명박 정권과 과거 군사독재 정권들의 차이는, 과거에는 탄압을 하면서도 '적장'을 인정하는 면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것마저 없다는 거다. 이들이 이근행 노조위원장의 단식을 개무시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사고방식의 변화에 기인한다. 이 상태에서 제대로 싸우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창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파업의 일시 중단과 집행부의 새로운 구성, 그리고 이를 통해 번 시간 속에서 그 방법들을 찾아가는 것이 어쩌면 지금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닥쳐올 새로운 형태의 탄압들, 이미 예고된 징계와 각종 민형사상 소송들에 새로운 집행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도 있지만, 그것 또한 이번 진통을 겪고 헤처모여한 엠비씨 노조의 새 역량을 알아볼 수 있는 시험대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본 우원은 이번 일과 관련하여 엠비씨의 결정 과정과 결과를 존중하고, 앞으로 열라 힘차고 끈질긴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 복잡하고 뜨거운 상황들 속에서 본지를 믿고 밤낮없이 다양한 소식을 현장에서 전달해준 엠비씨 노조에 감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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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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